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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종사 도전기

[계기비행 ep.13] 28살의 나에게 (feat. IR취득) 다시 재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하던 대로 준비를 했다. Sam과 함께 익숙한 approach 들을 다시 연습하면서 절차를 점검했다. Casa Grande 공항의 GPS approach도 연습을 몇 번 해보았다. 낯설었던 Casa Grande 공항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러는 동안 Deer Valley 공항의 GPS approach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선임교관인 Tobin과 IR Progress check 3 일정이 잡혔다. 멘탈을 관리하고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애썼다.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이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순조롭게 check는 끝났고 FAA check를 볼 수 있게 되었다. FAA check도 큰 문제없이 끝났다. IR Progress check 3와 똑같은 것을 평가.. 더보기
[계기비행 ep.12] Descision Making 담당 교관인 Sam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Casa Grande Approach settup에서 'Via' 항목은 initial approach fix 가 여러 개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1번 항목인 VOR1을 선택하면 approach settup이 끝나는 것이었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확실하지 않아도 그냥 1번을 선택해서 셋업을 불러오기라도 해 봤으면 차트와 맞는지 대조하면서 어프로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Situational Awareness 찬찬히 비행복기를 해 보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처음 가보는 공항과 approach를 하겠다고 한 것이 문제였을까? FAA check을 하겠다고 선택한 것이 문제였을까? 1차적인 문제는 내 비행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세스.. 더보기
[계기비행 ep.11] IR progress check 3 나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IR progress check 3를 FAA 교관 심사비행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체크 날이 밝았다. 비행준비를 마치고 학교에 왔다. FAA 측 사람 두 명이 와 있었다. 두 명 다 United Airline 기장이었다. 한 명은 FAA checker다. 반팔에 반바지 면모자를 쓰고 편하게 온 것 같았다. 배가 나오고 덩치가 크고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전형적인 백인 아저씨였다. 다른 한 명은 키가 크고 좀 호리호리한 백인이었다. 스탠더드 한 조종사 복장(흰색 셔츠에 검은 면바지)을 하고 왔다. 단정하게 하고 온 것으로 보아 이 사람이 오늘 심사를 받을 사람이었다. 내 옆에 앉아서 내 비행을 감독하는 과정을 평가받는 것이다. 즉 호리호리 교관은 나를 평가하고, 뒤에 앉은 아.. 더보기
[계기비행 ep.10] 교관의 뜻밖의 제안 (IR progress check 3) 프로그레스 체크가 잡혔다. 계기비행 교관인 쌤(SAM)은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자가용 면장을 취득하는데 고생했고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계기비행과정을 동기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쌤의 진도 관리 덕분에 계기비행과정 막바지에 이르자 나의 진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했다. 어프로치 연습 Instrument approach는 '절차연습'이 80% 였다. 절차(procedure)를 달달달 외웠다. 매일 머릿속으로 비행 절차를 연습했다. 이륙해서 고도를 얼마까지 올라간 뒤 어떻게 선회를 하고, 관제사와 교신을 어떻게 하고, 차트는 어떤 순서로 준비를 해두고, 어프로치 셋업, 브리핑, 디테일한 어프로치 수행... 이런 과정들을 머릿속으로 무수히 반복했다. 관제 frequency나 VOR fr.. 더보기
[계기비행 ep.9] 정밀접근과 비정밀접근 이제 IR(계기비행) 과정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계기접근(instrument approach)을 배우고 연마하고 나면 마지막 IR check ride다. 교관인 쌤과 함께 비행학교 근처의 공항들의 계기접근 절차를 공부하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정밀접근과 비정밀접근 계기비행 접근절차에는 정밀접근(precision approach)과 비정밀접근(non-precision approach, NPA)이 있다. 계기비행 접근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날씨가 안좋아서 활주로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때, 비행기 계기만 이용하여 지상과의 안전고도를 유지하면서 지면과 아주 가까운 포인트(minimum)까지 비행기를 위치시키는 것.' 여기서 지면과 아주 가까운 포인트, 일명 minimum이라고 불리는 이 지점을 어떻게.. 더보기
[계기비행 ep.8] 계기접근, Instrument Approach (Feat. OZ162) 들어가며... 대한항공 괌 사고 (KE 801), 아시아나항공 히로시마 활주로 이탈사고 (OZ162). 두 사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바로 Instrument approach의 procedure를 정확히 적용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다. 절차에 의하면 내려가지 말아야 할 고도까지 내려가 버려서 생긴 사고다. 이처럼 Approach 단계에서 실수나 착각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민항기 조종사에게 instrument approach의 원리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빠른 속도의 비행기를 운용하면서 지상과 가까운 곳에서 치명적인 실수나 착각을 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수를 인지했을 때 이를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 더보기
[계기비행 ep.7] 선선발 제도와 비행유학 2010년대 초반, 내가 다니던 비행학교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비행교육을 위한 비행기가 부족할 정도로 학생들이 많았다. 그중 한국 학생들이 꽤 많이 있었다. 우리 비행학교의 한국 학생은 '선선발 제도 훈련생' 과 '비행 유학 훈련생'으로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선선발 제도와 비행유학 '선선발 제도'란, 나처럼 항공사에 계약직 비행 훈련생으로 먼저 입사를 한 후 비행교육을 받고 교육을 무탈히 잘 마치면 정규직인 부기장으로 임명되는 제도를 말한다. (내가 다니던 때만 해도 '선선발제도'라는 용어조차 잘 사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많은 항공사들이 이 개념을 도입하면서 선선발 제도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행 유학'은 항공사에 입사하기 전에 비행학교에 개인적으로 등록해서 비행교육을 마.. 더보기
[계기비행 ep.6] Arc turn, 공항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하기 계기비행의 기본이라고 하면, holding procedure와 함께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arc turn이다. arc turn 은 말 그대로 arc (부채꼴 모양의 원 호)를 그리는 것을 말한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활주로 접근 절차 중 VOR이라고 하는 지상 장비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원 호를 그리는 것을 arc turn 이라고 한다. 위의 차트에서는 19NM(Nautical Mile: 해리)의 거리를 유지한 채 부채꼴의 원호를 그리다가 활주로의 연장선에 정대가 되면 활주로를 따라 접근해 들어가게 된다. arc turn의 목적은 항공기가 공항에 접근할 때 착륙하기 전까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한다. arc turn을 하기 위해서는 거리를 측정해 주는 DME라는 장비가 필요하다.. 더보기
[계기비행 ep.5] PPL과정이 어렵나요? IR 과정이 어렵나요? 시계비행 vs 계기비행 (VFR vs IFR) 머리에 후드를 쓰고 계기비행 연습을 하면서 PPL때 했던 시계비행과 차이점들을 많이 느꼈다. PPL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아무래도 Aircraft Handling. 세스나 172 비행기를 얼마나 안전하게 다룰 줄 아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엔진 시동, 택시, 이륙, 기동연습, 착륙, 파킹까지 비행기 운용에 관한 것들이 주요 교육 사항이었고 평가 때도 그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체크했었다. 반면, 계기비행은 navigation과 'procedure' 라고 하는 단계별 수행사항들이 중요 포인트였다.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navigation을 계기만 보고 해야 한다. 내가 어디에 있고 목표지점은 어떻게 식별하며 어떤 경로를 통해서 도달할 것인지를 정확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