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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종사 도전기/계기비행증명(IR)

[계기비행 ep.8] 계기접근, Instrument Approach (Feat. OZ162)

들어가며...

대한항공 괌 사고 (KE 801), 아시아나항공 히로시마 활주로 이탈사고 (OZ162). 두 사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바로 Instrument approach의 procedure를 정확히 적용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다. 절차에 의하면 내려가지 말아야 할 고도까지 내려가 버려서 생긴 사고다. 이처럼 Approach 단계에서 실수나 착각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민항기 조종사에게 instrument approach의 원리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빠른 속도의 비행기를 운용하면서 지상과 가까운 곳에서 치명적인 실수나 착각을 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수를 인지했을 때 이를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기비행 훈련과정(IR)에서 Instrument approach의 knoledge와 procedure의 정확한 운용에 관한 것들을 매우 엄밀히 훈련하고 시험을 본다.

Instrument Approach 란?

Instrument Approach란 조종사가 비행계기에만 의존해서 '지상에 접근'을 하는 방법을 말한다.  어두운 밤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지상과의 안전고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점차적으로 고도를 강하하는 방법이다. 지상 장애물들을 하나씩 피해서 점점 고도를 내려가다가, 공항에 충분히 가까이 다가갔을 때 활주로 등(runway light, runway edge light)이나 활주로까지 유도하는 approach light 가 보이면 그때서야 비로소 조종사의 시각을 이용해 착륙을 하는 것이다. 이런 등화관제를 시각 참조 물, visual aid라고 한다.

밤에 보이는 활주로의 모습. runway light, approach light가 조종사의 시각참조를 돕는다.

 

Step down / Continuous Descent Final approach

예를 들면, 제주-김포 국내선을 하는 비행기를 조종한다고 생각해보자. 김포의 활주로는 14또는 32를 사용하는데, 한국은 위도상 편서풍 대이므로  대부분 32방향(서쪽 방향)의 활주로를 사용한다 (runway 32L / 32R). 이 방향의 활주로에 접근하려면 활주로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관악산 자락을 통과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악산은 산이므로 고도가 높다. 활주로 연장선상에 위치한 관악산 자락을 피해서 활주로에 안전하게 내리려면 항공기는 'Step down'이라는 방식으로 점차로 고도를 낮추어야 한다. 

step down 방식으로 장애물을 회피하며 지상에 접근하는 방법

최근에는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step down 보다 continuous descent final approach 방식을 더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지만, 개념적으로 지상과의 obstacle clearance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충분히 고도를 낮추고 항공기가 정상경로위에 있을 때 계기비행절차상으로 가장 낮은 곳까지 접근을 할 수 있다. 이 지점, 또는 이 고도를 'Minimum'이라고 한다. 접근 방식에 따라 MDA, DA라고 표현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단계까지 왔을 때 조종사는 시각 참조 물을 찾아야 한다. 조종사가 육안으로 활주로 또는 approach light를 확인했다면 이제 시계(visual)를 이용해 착륙을 하고, 시각참조물을 확인하지 못하면 Go around를 해야 한다.

항공 관련 영화 등에서 기장, 부기장이 착륙 전에 이런 standard call out을 하는 것도 이런 절차와 관련이 있다.

<minimum에서 활주로가 보일 때>

PM : "Minimum."
PF : "Runway in sight." 
        "Continue"(보잉) 또는 "Landing"(에어버스)
<minimum에서 활주로가 보이지 않을 때>

PM : "Minimum."
PF : "Go Around"

아시아나항공 히로시마 사고(OZ162)

2015년 4월 14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162 히로시마 사고는  minimum에서 시각 참조 물을 확인하지 못했는데도 복행(Go around)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접근을 하다가 지상에 부분적으로 항공기가 닿으면서 일어난 사고다.

oz162의 사고 후 모습.

당시 히로시마 지역에는 안개가 끼어 있어 시정이 좋지 않았다.  사고 후 CVR 조사 결과 시정이 좋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접근을 시도하는 기장과, 잘못된 절차를 바로잡는 조언을 하지 않는 부기장의 음성기록이 드러나 조종사 과실로 결론이 났다. 

계기비행 과정에서 instrument approach의 지식과 절차를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외에도 이 사고에는 조종사가 생각해볼 이슈들이 많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oz162편에 대한 사고 분석과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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