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재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하던 대로 준비를 했다. Sam과 함께 익숙한 approach 들을 다시 연습하면서 절차를 점검했다. Casa Grande 공항의 GPS approach도 연습을 몇 번 해보았다. 낯설었던 Casa Grande 공항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러는 동안 Deer Valley 공항의 GPS approach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선임교관인 Tobin과 IR Progress check 3 일정이 잡혔다. 멘탈을 관리하고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애썼다.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이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순조롭게 check는 끝났고 FAA check를 볼 수 있게 되었다.
FAA check도 큰 문제없이 끝났다. IR Progress check 3와 똑같은 것을 평가받았다. 그렇게 계기비행면장, Instrument Rating을 취득했다.
이제 두개의 자격을 취득했다. 한 개의 자격 CPL(Commertial Pilot License/ 사업용 조종사)만 더 취득하면 된다. 문제는 남은 기회가 한 번뿐이라는 것. 이제는 실수를 하면 계약 종료다. 선배들에게 들으니, 계약종료를 하면 바로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에 소속되어 그 신용으로 대출한 은행 대출금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다른 동기들 중 check 에서 떨어진 사람은 없었다. 나만 두 번이나 떨어졌다. 동기들은 내 앞에서 조심하는 눈치였다. 나 때문에 축하하는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벌써 애리조나에 온 지도 6개월. 비행교육으로 사용한 대출금액만 6천만원이 넘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3천만원 가량의 대출을 더 받아야 한다. 손에 쥐어진 조종사 자격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껏 고생하며 땄던 자격증. 이제 무르기도 어렵다. 플라스틱 카드로 된 자격증이었지만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28살의 나이에 대출로 하루하루를 연장하며 인생을 건 모험을 하고 있는 나가 좀 벅차게 느껴졌다. 하지만 감상에 젖기에는 현실은 냉혹했다. 절차와 상황은 잘못이 없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감정은 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10여 년이 지나고 이 과정을 회상하는 글을 쓰고 있다. 세부적인 기억들이 많이 사라진 것들이 놀랍고 한편으로는 아쉽다. 지금에서야 쉽게 쓰는 글이지만, 그 당시의 좁은 식견과 경험으로서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실제의 어려움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남은 과정도 실제보다 더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혼자 힘들어하고 있었을 그때의 나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다. 잘 견뎌냈다고. 시간이 흐르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지금 크게만 보이는 대출금, 훈련계약종료(wash out)의 압박, 내 비행적성에 대한 회의, 이 길에 대한 의문... 이런 것들은 기억조차 희미해질 만큼 아스라져 갈 것이라고.
(계기비행 과정 끝.)
현재까지의 교육상황
1. PPL (자가용 조종사 과정)
a. Progress Check 1 (fail 후 pass)
b. Progress Check 2 (pass)
c. Progress Check 3 (pass)
d. FAA Check for PPL (pass)
2. IR (계기 비행 증명 과정)
a. Progress Check 1 (pass)
b. Progress Check 2 (pass)
c. Progress Check 3 (fail 후 pass )
d. FAA Check for IR (pass)
------------------------- < 현재 progress > ------------------------------
3. CPL (사업용 조종사 과정)
a. Progress Check 1 (남은 과정)
b. Progress Check 2 (남은 과정)
c. Progress Check 3 (남은 과정)
d. FAA Check for CPL (남은 과정)
(TOTAL)
총 9번의 progress check , 3번의 FAA check
회사 요구량 :
progress check 3회 fail ,
또는 FAA check 2회fail 시
훈련 중단, 계약 종료.
현재 나의 상황 :
IR(계기비행증명)까지 완료,
progress check 2회 fail,
FAA check 0회 fail,
훈련비 6천만원 대출
'나의 조종사 도전기 > 계기비행증명(IR)'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기비행 ep.12] Descision Making (0) | 2023.02.20 |
---|---|
[계기비행 ep.11] IR progress check 3 (0) | 2023.02.14 |
[계기비행 ep.10] 교관의 뜻밖의 제안 (IR progress check 3) (4) | 2023.02.09 |
[계기비행 ep.9] 정밀접근과 비정밀접근 (0) | 2023.02.06 |
[계기비행 ep.8] 계기접근, Instrument Approach (Feat. OZ162) (2) | 2022.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