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종사 도전기/자가용조종사(PPL) 썸네일형 리스트형 [ep.17] FAA checkride for PPL (3) 세 번의 LANDING 이제 기동들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야 한다. ATIS 주파수를 맞추고 디어밸리의 공항 기상을 확인한다. "DEERVALLEY AIRPORT ATIS INFORMATION A(ALPHA). WIND 240 AT 5 KNOTS. TEMPERATUE 10 DEW POINT -5 QNH 29.92 USING RUNWAY 25 AKNOWLEDGE YOU HAVE INFORMATION A(ALPHA) " 기계음이 알려주는 정보를 니보드(knee board : 비행할 때 쓰는 무릎에 고정된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오늘은 바람이 달랐다. 평소 디어밸리 공항은 07 방향의 활주로를 사용하는데 오늘은 25쪽 활주로를 사용했다. 매번 연습하던 07 쪽과 바람이 반대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더보기 [ep.16] FAA Checkride for PPL(2) FAA 위촉 심사관 데이브와 나란히 조종석에 앉았다. 한번 심호흡을 했다. 브리핑 카드를 꺼내서 오늘의 비행을 브리핑했다. 연습한 대로. 데이브는 나의 브리핑을 잘 들어주었다. 질문은 없었다. 체크리스트를 수행하고 시동을 켰다. 타워에 허가를 받고 TAXI를 하기위해 쓰로틀 레버를 집어넣었다. 프로펠러가 더 강하게 돌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나의 oral test가 끝나고 디어밸리(DeerValley) 공항에는 아침해의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오늘 나와 함께할 세스나 1835U의 앞 유리에는 왈리가 가르쳐 준대로 나의 눈높이를 표시한 까만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비행 전 내가 미리 찍어두었던 것이다. 마치 부적처럼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Maneuvers 체크라이드의 순.. 더보기 [ep.15] FAA Checkride For PPL (1) 대망의 날이 밝았다.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 PPL을 따기 위한 마지막 관문, checkride를 하는 날이다. 나의 checker는 United Airline(UA)에서 737 captain 이자 미연방항공청 FAA의 위촉 심사관인 데이브(Dave)였다. 데이브는 동네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아저씨였는데 좋은 인상이지만 비행 중에는 깐깐하고 엄한 사람이라는 평이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공기를 맞으며 베란다밖에 나가 날씨를 살폈다. 바람은 잠잠하고 습도는 낮은 딱 전형적인 애리조나의 새벽이었다. 애리조나는 사막 지형이라 큰 이변이 없으면 늘 날씨가 똑같다. 1년 중에 비가 오는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심사받는 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역시 기우였다. 비행학교에 일찍 나가서 기상.. 더보기 [ep.14] Hang in there. 왈리에게 비행교육을 받으며 내 비행실력은 많이 발전했다. 사실 시트 포지션과 aiming에 대해서 배운 것 말고는 특별히 배운 것은 없었다. 그저 피트에게 배운 것들을 제대로 갈고닦는 과정이었다고 할까? 그래도 특별 교육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왈리의 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원리 원칙을 강조하고 한번 눈에 벗어나면 여지가 없는 무서운 호랑이 영감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내 사람이다 싶으면(또는 내 제자다 싶으면) 애정을 가지고 가르쳐 준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점에서 내가 왈리의 눈에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왈리는 나를 잘 챙겨 주었다. Hang in there. 왈리와의 추억이 있다. 십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이 나는 장면 중 하나다. 왈리와의 특.. 더보기 [ep.13] 왈리의 과외 (feat. 조종석 시트포지션과 눈높이, aiming) 교관 회의 비행학교의 교관 회의실. 학교의 치프 파일럿 벤(Ben)과 선임 교관인 토빈(Tobin), 왈리(Walley) 그리고 내 전담 교관인 피트도 앉아있었다. 그들은 심각하게 토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의 토의 주제는 나의 진도와 향후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다른 동기들은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인 PPL(Private pilot license)를 모두 취득하였는데 마지막 한 명, 나는 아직 PPL의 자격시험인 'FAA Checkride'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 학생은 비행에 소질이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는 것이 없습니다. 더 무엇을 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피트는 억울한 듯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음... 내가 한번 가르쳐 보도록 하지." 백발에 흰 수염의 노신사가.. 더보기 [ep.12] Short Field Landing (feat. 가타카) 좋아하는 영화 중에 SF영화 '가타카'(GATACA,1997년 작)가 있다. 에단 호크(빈센트 역)가 열연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 인생에서 '재능'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 줄거리와 결말이 있습니다. 가타카의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유전자 공학이 발달한 미래의 사람들은 우월한 유전자의 조합으로 태어날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 빈센트는 유전자 공학의 도움 없이 자연적으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신체적, 정신적, 지적으로 가장 우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를 꿈꾸지만, 어떤 시험이나 면접도 붙지 못한다. 결국 그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전 수영 선수 '제롬'으로 신분 세탁을 하여 완벽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하고 우주 비행사의 혹독한 .. 더보기 [ep.11] 조작 우리 비행 훈련생들은 훈련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매주 월요일에 회사에 보고해야 했다. 반장은 훈련생들이 한 주간 훈련 진도와 비행시간이 어떤지 보고서를 작성해서 보고했다. 그리고 매주 운항훈련팀장에게 전화를 드려야 했다. 우리 기수의 반장은 나와 같은 숙소에 살고 있는 문정호였다. 문정호는 동기들 중에 나이가 많은 편에 속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고 한두살 터울이긴 했지만. 게다가 빠른 년생이라 실제로는 몇 개월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IT 계열 기업을 다니다 이직을 했다고 본인을 소개했지만 알고 보니 타 항공사에서 정비사로 일하다가 이직을 한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문정호가 이야기한 본인의 신상 정보 같은 내용이 가끔 거짓일 때가 있었다. 출신 학교라던지, 빠른 년생이라던지 하는 정보들이 약.. 더보기 [ep.10] Progress check 1 자가용 조종사 과정(PPL)의 첫 번째 중간시험인 progress check 1 이 다가왔다. 그간 비행교육을 받으면서 절차는 그나마 좀 익숙해졌는데 역시나 문제는 착륙, Landing이었다. 안전하게 착륙을 하지 못하면 progress check 1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solo 비행도 나갈 수 없다. checker는 선임 비행교관 중 한 명인 왈리(Walley)였다. 왈리는 흰머리에 흰 수염을 기른 노신사 같은 외모에 원리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스타일의 교관이었다. 왈리와 지식 심사(knowledge check)를 받고 비행 심사를 받으러 나갔다. 정말 긴장되고 떨렸다. progress check 1 은 비행학교가 있는 디어밸리 공항 근처에 글렌데일 공항(Glendale municipal airpor.. 더보기 [ep.9]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PPL 교육과정 초기에 교육 일정은 단조로웠다. 아침에 비행교육을 받고, 오후에 그라운드 스쿨을 받은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의 반복이었다. 저녁이 되면 동기들끼리 모여 술 한잔씩 하면서 저마다의 고충을 이야기하곤 했다. 숙소 중에 가장 큰 집이었던 우리 집에서 자주 모였다. 비행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나뿐만은 아니었다. 비행을 잘하건 못하건 각자 힘든 점들이 있었다. 비행교육도 힘들었지만 비행 외적으로도, 교관과 스타일이 안 맞아서 고생하기도 하고 편조끼리 사이가 안 좋아서 고생하기도 했다. 나는 술을 잘 먹지 못하는데도 매일 술을 먹었다. 성격 좋고 사교성이 좋은 동기 이승훈(가명)과 친해진 것도 이때쯤이다. 이승훈은 국내 명문대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친구였는데, 187cm 정도로 키가 크고 운동..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