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조종사 도전기

[계기비행 ep.4] 비행기가 하늘에서 기다릴때는? holding procedure 시뮬레이터 교육이 끝나고 다시 세스나를 타고 비행교육을 받게 되었다. 처음 배운 것은 instrument holding procedure 다. 비행기는 자동차와 다르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미국으로 교육훈련을 가기 전, 한 선배가 우릴 겁주며 물어보았었다. "비행기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요?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거예요." 공감한다. 지금 라인 생활을 하면서도 공감하는 말이다. 비행기는 중간에 세워놓고 뭘 할 수가 없다. 일단 한번 뜨면 가야 한다. 비행기는 속력이 빨라야 날 수 있다. 베르누이의 법칙에 따라서 속력이 충분히 빠르지 못하면 양력이 부족해 추락하게 된다. 마치 달리는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고, 속력이 느려지면 쓰러지듯이. 그래서 자동차처럼 문제가 생기면 잠깐 갓길에 세.. 더보기
[계기비행 ep.3] IFR 비행 with Simulator 계기비행 과정의 처음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해서 했다. 대략 20시간 정도를 비행학교에 있는 Simulator로 교육을 받고 IR progress check 1도 시뮬레이터로 받아야 했다. 학교에 있는 시뮬레이터는 조종간(yoke)과 파워를 조절하는 쓰로틀 레버(Throttle lever)로 간단히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앞에 큰 모니터 세 개가 있었다. 모션도 없고 계기와 스위치도 모니터에서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말하자면 세미 시뮬레이터였다. 그 당시에는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조종사로 에어라인 생활을 하고 몇 년이 흘러 그 기억을 회상해 보자니 좀 조잡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교관 Sam과 IR 비행 수업을 처음으로 했다. 시뮬레이터로 하는 수업은 기본적인 climb, descend, turn, le.. 더보기
[계기비행 ep.2] 새로운 시작 비행학교의 IR(계기비행 증명) 과정은 Ground School : 대략 2주 시뮬레이터 훈련 : 대략 10시간의 시뮬레이터 비행시간 실비행 : 대략 50시간 실 비행시간 이렇게 짜여있었다. 나는 PPL(자가용 면장)을 취득하고 휴식 없이 바로 IR 교육을 받아야 했다. 회사가 정해놓은 교육기간을 간당간당하게 남겨놓고 PPL을 취득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조금 더 지체했더라면 다른 동기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PPL 취득까지 총 비행시간도 다른 동기들은 70~80시간대 정도였는데 나는 100시간을 한두 시간 남겨놓은 90시간 후반 정도였다. 사실 실비행 시간은 100시간을 넘었는데 100시간이 넘으면 회사가 안 좋게 본다며 비행학교에서 비행시간 로깅을 안 하도록 해주어서 공식적으로는 90시간대.. 더보기
[계기비행 ep.1] Instrument Flight Rules 우여곡절 끝에 자가용 조종사가 되었다. 다음 단계는 '계기비행 증명'을 취득하는 것이다. 비행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VFR과 IFR이다. Visual Flight Rules와 Instrument Flight Rules다. 우리말로는 시계 비행, 계기 비행이라고 한다. 비행의 절차와 용어들이 미국식으로 표준화되고 통용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영어로 사용을 많이 한다. 그리고 전문적 용어들을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축약식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자가용 조종사 면장'을 PPL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계기비행 증명은 Instrument Rating, IR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자가용 조종사 면장을 취득하면 VFR 기상조건이 충족될 때(시정 4800m, 운고 450m 이상의 기상조건) 개인의 이동을 위한 비.. 더보기
[ep.17] FAA checkride for PPL (3) 세 번의 LANDING 이제 기동들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야 한다. ATIS 주파수를 맞추고 디어밸리의 공항 기상을 확인한다. "DEERVALLEY AIRPORT ATIS INFORMATION A(ALPHA). WIND 240 AT 5 KNOTS. TEMPERATUE 10 DEW POINT -5 QNH 29.92 USING RUNWAY 25 AKNOWLEDGE YOU HAVE INFORMATION A(ALPHA) " 기계음이 알려주는 정보를 니보드(knee board : 비행할 때 쓰는 무릎에 고정된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오늘은 바람이 달랐다. 평소 디어밸리 공항은 07 방향의 활주로를 사용하는데 오늘은 25쪽 활주로를 사용했다. 매번 연습하던 07 쪽과 바람이 반대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더보기
[ep.16] FAA Checkride for PPL(2) FAA 위촉 심사관 데이브와 나란히 조종석에 앉았다. 한번 심호흡을 했다. 브리핑 카드를 꺼내서 오늘의 비행을 브리핑했다. 연습한 대로. 데이브는 나의 브리핑을 잘 들어주었다. 질문은 없었다. 체크리스트를 수행하고 시동을 켰다. 타워에 허가를 받고 TAXI를 하기위해 쓰로틀 레버를 집어넣었다. 프로펠러가 더 강하게 돌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나의 oral test가 끝나고 디어밸리(DeerValley) 공항에는 아침해의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오늘 나와 함께할 세스나 1835U의 앞 유리에는 왈리가 가르쳐 준대로 나의 눈높이를 표시한 까만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비행 전 내가 미리 찍어두었던 것이다. 마치 부적처럼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Maneuvers 체크라이드의 순.. 더보기
[ep.15] FAA Checkride For PPL (1) 대망의 날이 밝았다.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 PPL을 따기 위한 마지막 관문, checkride를 하는 날이다. 나의 checker는 United Airline(UA)에서 737 captain 이자 미연방항공청 FAA의 위촉 심사관인 데이브(Dave)였다. 데이브는 동네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아저씨였는데 좋은 인상이지만 비행 중에는 깐깐하고 엄한 사람이라는 평이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공기를 맞으며 베란다밖에 나가 날씨를 살폈다. 바람은 잠잠하고 습도는 낮은 딱 전형적인 애리조나의 새벽이었다. 애리조나는 사막 지형이라 큰 이변이 없으면 늘 날씨가 똑같다. 1년 중에 비가 오는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심사받는 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역시 기우였다. 비행학교에 일찍 나가서 기상.. 더보기
[ep.14] Hang in there. 왈리에게 비행교육을 받으며 내 비행실력은 많이 발전했다. 사실 시트 포지션과 aiming에 대해서 배운 것 말고는 특별히 배운 것은 없었다. 그저 피트에게 배운 것들을 제대로 갈고닦는 과정이었다고 할까? 그래도 특별 교육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왈리의 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원리 원칙을 강조하고 한번 눈에 벗어나면 여지가 없는 무서운 호랑이 영감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내 사람이다 싶으면(또는 내 제자다 싶으면) 애정을 가지고 가르쳐 준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점에서 내가 왈리의 눈에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왈리는 나를 잘 챙겨 주었다. Hang in there. 왈리와의 추억이 있다. 십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이 나는 장면 중 하나다. 왈리와의 특.. 더보기
[ep.13] 왈리의 과외 (feat. 조종석 시트포지션과 눈높이, aiming) 교관 회의 비행학교의 교관 회의실. 학교의 치프 파일럿 벤(Ben)과 선임 교관인 토빈(Tobin), 왈리(Walley) 그리고 내 전담 교관인 피트도 앉아있었다. 그들은 심각하게 토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의 토의 주제는 나의 진도와 향후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다른 동기들은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인 PPL(Private pilot license)를 모두 취득하였는데 마지막 한 명, 나는 아직 PPL의 자격시험인 'FAA Checkride'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 학생은 비행에 소질이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는 것이 없습니다. 더 무엇을 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피트는 억울한 듯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음... 내가 한번 가르쳐 보도록 하지." 백발에 흰 수염의 노신사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