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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종사 도전기/자가용조종사(PPL)

[ep.10] Progress check 1

자가용 조종사 과정(PPL)의 첫 번째 중간시험인 progress check 1 이 다가왔다. 그간 비행교육을 받으면서 절차는 그나마 좀 익숙해졌는데 역시나 문제는 착륙, Landing이었다. 안전하게 착륙을 하지 못하면 progress check 1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solo 비행도 나갈 수 없다. checker는 선임 비행교관 중 한 명인 왈리(Walley)였다. 왈리는 흰머리에 흰 수염을 기른 노신사 같은 외모에 원리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스타일의 교관이었다. 왈리와 지식 심사(knowledge check)를 받고 비행 심사를 받으러 나갔다. 정말 긴장되고 떨렸다. 

progress check 1 은 비행학교가 있는 디어밸리 공항 근처에 글렌데일 공항(Glendale municipal airport) 이라는 작은 공항에 가서 터치 앤드 고(touch and go) 3번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touch and go 란 활주로에서 착륙 후 비행기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활주로에서 다시 가속하여 이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활주로를 touch 했다가 다시 이륙하는 방식이다. 착륙 후 활주로에 멈추는 것은 full stop landing이라고 한다. 

애리조나 피닉스 (phoenix AZ) 의 디어밸리 공항과 글렌데일 공항

왈리와 함께 비행기에 탔다. 오늘 비행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을 하고 엔진시동 후 활주로로 향했다. 디어밸리 공항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고 활주로에 올랐다.

나 : "Deer valley tower, Cessna 1835U, Cleared for take off runway 7R" 

이륙 후, 디어밸리 공항 영역에서 벗어나 글렌데일 공항으로 향했다. 디어밸리 관제사가 글렌데일 공항 주파수로 넘겨주었다. 

Deer Valley tower ATC : "Contact Glendale tower 118.4" 

글렌데일 공항에 initial contact 을 했다. 

나 : "Glendale tower, Cessna 1835U, departed from deer valley. "
(콜사인 세스나 1835U , 디어밸리 공항에서 글렌데일 공항으로 가고 있다.)

ATC : "Good morning, Cessna 1835U, Glendale tower, What's your intention?"
(너의 의도는 무엇인가?)

나 : "Request touch and go 3 times. "
(touch and go 3회를 요청한다)

ATC : "Roger, Join right downwind Runway 01, you are number 1. Report final runway 01."
(알았다. 활주로 01의 오른쪽 downwind로 진입하라, 너의 순번은 1번이다. 활주로 최종 진입단계에서 보고하라.)

한 달여간 비행을 하면서 ATC(Air Traffic Control :항공 교통관제 의사소통 방법)에는 조금 익숙해져 있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육안으로 비행을 할 때 활주로에 내리기 위해서는 Traffic pattern(장주비행)을 만들어서 내려야 한다. Traffic pattern 이란 이륙과 착륙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규정된 교통흐름을 말한다. 즉, 활주로에 착륙하기 위해서는 따라야 하는 경로가 있다. 활주로를 중심으로 직사각형의 형태로 비행을 하여 착륙을 한다. 

Traffic pattern 설명. (출처 : Wikimedia Commons)

45도 각도(45 entry)로 활주로와 평행한 Downwind leg로 진입을 하면서 착륙을 위해 엔진 추력을 줄이고 속도를 낮췄다. 날개 밑에 있는 플랩(flap)을 내려서 날개를 더 크게 만들었다. 더 낮은 속도로 비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90도 turn을 해서 Base leg로 진입하며 점점 더 고도를 낮췄다. flap도 한 단계 더 내렸다. 다시 한번 90도 turn을 했다. 비행기는 활주로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게 됐다(Final). 이제 착륙을 위한 flap setting은 마쳤고 착륙속도에 도달했다. Throttle을 조작해 엔진 rpm을 맞추고 랜딩 체크리스트를 했다. 글렌데일 관제사가 요청했던 최종 진입단계 보고를 했다.

나: "Glendale Tower, Cessna 1835U, Final runway 01"
(최종 진입단계에 왔다.)

ATC: "Cessna 1835U, Wind calm, Cleared for touch and go runway 01."
(콜사인 세스나 1835U, 활주로 01의 터치 앤드 고를 허가한다)

타워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활주로 옆에 있는 PAPI를 보았다. PAPI 라이트가 빨간불 2개, 하얀 불 2개다. 정상적인 착륙 강하 각에 있다는 의미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이제 랜딩만 잘하면 된다. 

착륙

활주로의 aiming point(착륙 목표점)를 보면서 이때다 싶을 때 파워를 뺐다. 활주로를 향해 비행기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조종간을 조금씩 조금씩 잡아당겼다. 비행기 기수가 점점 올라갔다. 유리창(wind shield) 너머로 지평선을 응시했다. 지평선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보이는 장면이 점점 더 올라갔다. 

"Don't pull too much."

왈리가 조용히 말했다. 원래대로라면 항공기가 활주로에 가까워지는 만큼 기수를 올려서 내가 보는 지평선의 위치가 거의 일정해야 했다. 지평선이 올라왔다는 것은 내가 조종간을 너무 많이 당겼다는 소리다. 왈리의 말이 무섭게 비행기가 착지를 했다. 쿵 쿵 쿵 쿵. 

너무 빠른 강하율로 착륙을 했기 때문에 항공기가 바운싱(Bouncing)을 했다. 

비행을 마치고 왈리의 사무실로 왔다. 왈리는 학교의 최고참 교관 중 한 명으로 개인 오피스가 있었다. 백발과 하얀 수염의 노신사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You need more practice." 

왈리는 check sheet에 몇몇 항목들에 체크를 했다. progress check 1의 결과는 아쉽게도 fail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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