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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의 서재

조종사로서 왜 나는 힘들어 했을까? (feat.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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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아는 것이며 주위 상황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 에릭바커,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

성공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면 많은 조언들이 나옵니다. 그런 조언들을 따르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조언들이 상충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행해라 vs 신중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vs 현실적이 돼라, 자신감을 가져라 vs 자기 객관화를 해라... 등등등. 성공한 사람들도 다 똑같지 않습니다. 완전히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공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은 서로 상반되는 성공의 조언들을 잘 조합해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결국 '자기가 잘 하는 것을 찾아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2010년, 겨울. 저는 비행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갔습니다. 난생처음 비행을 했을 때 저는 느꼈습니다.

'아, 나 비행에 적성이 없구나.' 

누군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겠냐만, 저는 유독 심했습니다. 같이 공부하러 간 친구들 중 늘 꼴찌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교육 과정을 꾸역꾸역 통과했습니다. 하늘이 도왔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여 년을 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지만 늘 제 마음 한편에는 그 초기 교육 때 부진했던 저의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제 첫 비행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의 포스팅으로 대신합니다.)

[ep.7] 첫 비행 (1) (freepilot.kr)

 

[ep.7] 첫 비행 (1)

첫 순간은 언제나 특별하다. '처음'이라는 말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있다. 지금은 10여 년의 민항사 조종사의 경험으로 비행시간이 수천 시간이 되었지만 내게도 처음 비행을 했던 순간이 있었다.

freepilot.kr

 

한동안 저는 제가 남들보다 머리가 좋지 않고 어딘가 좀 모자라다고 생각했습니다. 비행훈련을 시작한 2010년 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야 그런 생각을 드디어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에서 같은 생각을 몇 번이나 반복하면 정말 그렇게 되어버립니다. 그걸 10년 동안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생각의 시작점이 어디였는지도 망각할 정도로 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됩니다. 생각이 습관화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나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야 이 생각이 머릿속에 습관화되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에 초기 비행교육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전의 제 모습을 생각해 보니 오히려 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도 꽤 잘했고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어떤 집단에서 주로 상위집단에 속했습니다. 그때 저의 지배적인 생각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것을 못한다는 것은 그 것에 대해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만약 피나는 노력을 한다면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그 당시의 지배적인 생각들을 정리해 보니 확연히 보였습니다. 잘못된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각 시기별로 지배적이었던 생각들이 도움을 주었던 것도 있고 아쉬웠던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모여서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영역

분명 저는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습니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이 있고 잘 못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비행은 제 강점을 발휘하게 좋은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이 돕고 제 스스로도 노력도 많이 해서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항상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댔습니다. 그게 어떻게든 제 성장에 도움이 된 것 같기는 합니다. 

제 생각을 파고들어 '근원의 생각 조각'을 발견하고 나서 생각을 좀 바꾸기로 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성장하기로 했습니다. 조종사로서 비행을 하면서도 그 안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비행 외적으로도 책 읽고, 글 쓰고, 생각과 사유를 많이 하면서 제 아이디어들을 이용해 output 들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대부분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 오직 극소수의 사람만이 자신의 강점을 더 강화하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 대다수 사람은 더욱 평준화되고, 극소수의 사람은 더욱 차별화된 능력을 갖추게 된다.
- 김도윤 <럭키> (북로망스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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