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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의 일상 생활

레이오버 호텔에서 쓰는 조종사의 레이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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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와서 레이오버 호텔에서 쓰는 글입니다. 

호텔 창가에 앉아서 글을 쓰니 진정한 디지털노마드가 된 것 같다.

고층 호텔에서 햇살을 맞으며 글을 쓰니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고층뷰를 좋아합니다. 언젠가 고층뷰가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제 꿈입니다. 제 와이프는 제게 묻기를, '매번 비행할 때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왜 집마저 높은 곳에서 살려고 하느냐'라고 묻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멀리서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눈에 많은 것들이 보이는 와이드 한 뷰가 좋고, 좀 떨어져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그 여유로움도 좋습니다. 

승무원의 레이오버

"레이오버는 중간 경유지에서의 체류시간이 24시간 미만일 때를 말하는데, 비교적 짧은 시간 경유지에 머물기 때문에 별도의 신청이 필요하지 않다. 수하물은 선택에 따라 찾아도 되고 그대로 둬도 되는데, 짐을 찾지 않아도 최종 도착지에서 바로 수령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레이오버·스톱오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레이오버(layover)를 검색해 보니 이렇게 나오네요. 비행기 승객들이 경유를 할 때 쓰는 용어로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항공기승무원들(운항,객실 승무원)에게는 '목적지에 가서 돌아오는 비행을 하기 전까지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통칭해서 사용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정의처럼 24시간으로 시간이 한정된 것은 아니고 2박 3일, 3박 4일 등의 긴 체류기간 또한 레이오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종사는 레이오버가서 무엇을 할까?

 조종사마다 레이오버 활용능력이 천차만별입니다. 얼마나 시간과 목적지의 특색을 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부지런한 사람, 검색 능력이 좋은 사람, 쇼핑 득템능력이 좋은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친구들이 각 목적지에 있는 사람, 특별한 취미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더 알찬 레이오버를 즐길 수 있겠죠? 

대부분 많이 하는 것은 맛집, 쇼핑, 유명한 광광지 다니기 정도입니다. '자전거 나라' 같은 관광 코스를 가보기도 하고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를 즐기는 분도 있습니다. 

레이오버 규정

레이오버 규정은 디테일하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각 항공사의 내규로 정해지는데, 제가 다니는 항공사의 규정은 이런 식입니다. 

해외체류시 개인 신변보호, 안전 및 위생에 유의한다.
다음 임무수행을 위해 최상의 신체적, 정신적 Condition을 유지한다.

이런 정도로 포괄적으로 되어있습니다. 주변 지인이나 관심 있는 분들이 레이오버에 가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부분입니다. 위수지역이 있는 것은 아니냐 하고 물으시는 분도 계시는데 군인처럼 '반경 ~km 이상을 벗어나면 안 되는 등'의 위치적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전문직업인으로서 다음 임무수행에 지장이 없게 최상의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됩니다. 본인 책임하에 말입니다.

출처 : 픽사베이

레이오버를 알차게

저는 어떤 쪽이냐면 그냥 호텔에서 쉬는 스타일입니다. 아쉽게도 레이오버를 활용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10년을 조종사로 살았는데도 천성을 바꾸긴 힘든것 같습니다. 정적인 활동들 위주로 짐이나 수영장, 조식, 라운지 등의 호텔 편의사항들을 즐기고 호텔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으나, 이제부터는 좀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좀 더 특색 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보거나 호텔에서 쉴 때도 시간 내서 책이라도 조금 더 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레이오버 호텔에서 블로그 글을 올리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겠죠? 레이오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쓸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종종 레이오버 에피소드들도 올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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