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 위촉 심사관 데이브와 나란히 조종석에 앉았다. 한번 심호흡을 했다. 브리핑 카드를 꺼내서 오늘의 비행을 브리핑했다. 연습한 대로. 데이브는 나의 브리핑을 잘 들어주었다. 질문은 없었다.
체크리스트를 수행하고 시동을 켰다. 타워에 허가를 받고 TAXI를 하기위해 쓰로틀 레버를 집어넣었다. 프로펠러가 더 강하게 돌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나의 oral test가 끝나고 디어밸리(DeerValley) 공항에는 아침해의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오늘 나와 함께할 세스나 1835U의 앞 유리에는 왈리가 가르쳐 준대로 나의 눈높이를 표시한 까만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비행 전 내가 미리 찍어두었던 것이다. 마치 부적처럼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Maneuvers
체크라이드의 순서는 이륙을 해서 Practice Area로 가서 Slow flight, Steep turn, Power-on stall, Power-off stall 같은 기동(maneuvers)을 하고 다시 디어밸리 공항으로 와서 터치 앤 고 2번, 풀스 탑 1번을 하면 끝난다. 착륙은 normal landing 1회, soft field landing 1회, 그리고 대망의 목표점(runway aiming point)에 정확히 착륙하는 short field landing 1회를 하는 것이다.
왈리와 재교육을 받으며 이 순서대로 많이 연습을 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제는 많이 해보았기에 어느정도 자신감도 생겼다. 걱정이 되는 것은 short field landig을 하면서 목표 지점을 벗어나 착륙하는 한 가지 시나리오뿐이었다.
심사 때 평가를 받는 기동은 네 가지가 있었다. slow flight, steep turn, power-on stall, power-off stall.
먼저 비행기의 속력을 제한치까지 떨어뜨려 비행을 연습하는 slow flight과 선회각(Bank)을 60도까지 준 다음 360도를 돌아야 하는 Steep turn을 했다. 심사의 허용 고도 오차는 100ft였다. 플러스, 마이너스 100ft보다 고도 오차가 커지면 탈락이다. 즉 200ft의 tolerance 가 있다. 이 정도면 연습을 많이 해본 학생조종사들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데이브는 아무런 코멘트도 없었다. 그저 나 혼자 열심히 떠들어 대고 있다.
" I'm going to start 'stall recovery' maneuver this time."
"Good."
그저 Good 만 했다. 그리고 기동이 끝나면 또 "Good." 했다.
Stall은 비행기가 충분한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말한다. stall은 어떤 비행 단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Power-on stall은 이륙을 가정하여 이륙시 stall이 났을 때 대처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고 power-off stall은 접근과 착륙 시 일어날 수 있는 stall에 대처하는 것을 배운다. power를 최대로 집어넣거나(power-on), power를 idle상태로 뺀 후(power-off) 고도를 유지한 채 기수를 계속 들어 올리면 속력이 점차로 떨어지면서 '삐-----' 하는 stall warning horn이 들린다. 그리고 점차로 더 비행기 기수를 들어 올리면 비행기가 말 그대로 부들부들 떨린다. Stall의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때 기수를 충분히 내려준다. power off stall은 이 단계에서 power를 부드럽게 넣어준다.
Stall recovery 는 기성 조종사들도 Airline에서 정기적으로 simulator 훈련 시에 평가받는 항목이다. 기초적인 부분이지만 항공기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행기는 속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것.
STALL! STALL!! STALL!!!
조종사가 실제 비행 중에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소리 중 하나. "STALL, STALL, STALL" 하는 ORAL WARNING이다.
비행기는 충분한 속도를 얻어야 양력을 얻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stall에 걸려 추락할 것 같은 비행기를 회복시키는 조작은 기수를 땅으로 향하게 하고 하강하는 것이다. 비행기를 dive 시켜 충분한 속도를 얻은 다음 그제야 다시 상승하는 것이다. 무언가 인생의 은유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지점이다. 비행기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앞뒤 안 보고 억지로 기수를 들면 오히려 stall에 걸릴 수 있다. yoke를 꼭 쥔 손에 힘을 풀고 순리를 깨달으며 오히려 지그시 눌러 주었을 때 비행기는 회복한다.
또 한 가지 비행기에 들어있는 인생의 은유.
자전거가 멈추면 넘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행기도 멈추면 추락한다. 무겁고 큰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속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날개 위아래로 쉴 새 없이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비행기는 stall에 걸려 추락한다. (엔진의 힘만으로 나는 전투기나 로켓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비행 훈련을 받을 때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심적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비행을 배우며 많은 것들을 배웠던 것 같다.
DEERVALLEY 공항으로
나는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네 가지의 기동을 마치고 자가용 조종사 PPL 의 마지막 관문 Landing을 하러 디어밸리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제 3번의 랜딩만이 남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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