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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종사 도전기/자가용조종사(PPL)

[ep.16] FAA Checkride for PPL(2)

FAA 위촉 심사관 데이브와 나란히 조종석에 앉았다. 한번 심호흡을 했다. 브리핑 카드를 꺼내서 오늘의 비행을 브리핑했다. 연습한 대로. 데이브는 나의 브리핑을 잘 들어주었다. 질문은 없었다. 

체크리스트를 수행하고 시동을 켰다. 타워에 허가를 받고 TAXI를 하기위해 쓰로틀 레버를 집어넣었다. 프로펠러가 더 강하게 돌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나의 oral test가 끝나고 디어밸리(DeerValley) 공항에는 아침해의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오늘 나와 함께할 세스나 1835U의 앞 유리에는 왈리가 가르쳐 준대로 나의 눈높이를 표시한 까만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비행 전 내가 미리 찍어두었던 것이다. 마치 부적처럼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Maneuvers

체크라이드의 순서는 이륙을 해서 Practice Area로 가서 Slow flight, Steep turn, Power-on stall, Power-off stall 같은 기동(maneuvers)을 하고 다시 디어밸리 공항으로 와서 터치 앤 고 2번, 풀스 탑 1번을 하면 끝난다. 착륙은 normal landing 1회, soft field landing 1회, 그리고 대망의 목표점(runway aiming point)에 정확히 착륙하는 short field landing 1회를 하는 것이다.

왈리와 재교육을 받으며 이 순서대로 많이 연습을 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제는 많이 해보았기에 어느정도 자신감도 생겼다. 걱정이 되는 것은 short field landig을 하면서 목표 지점을 벗어나 착륙하는 한 가지 시나리오뿐이었다. 

심사 때 평가를 받는 기동은 네 가지가 있었다. slow flight, steep turn, power-on stall, power-off stall.

먼저 비행기의 속력을 제한치까지 떨어뜨려 비행을 연습하는 slow flight과 선회각(Bank)을 60도까지 준 다음 360도를 돌아야 하는 Steep turn을 했다. 심사의 허용 고도 오차는 100ft였다. 플러스, 마이너스 100ft보다 고도 오차가 커지면 탈락이다. 즉 200ft의 tolerance 가 있다. 이 정도면 연습을 많이 해본 학생조종사들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데이브는 아무런 코멘트도 없었다. 그저 나 혼자 열심히 떠들어 대고 있다.

" I'm going to start 'stall recovery' maneuver this time." 

"Good."

그저 Good 만 했다. 그리고 기동이 끝나면 또 "Good." 했다. 

Stall은 비행기가 충분한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말한다. stall은 어떤 비행 단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Power-on stall은 이륙을 가정하여 이륙시 stall이 났을 때 대처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고 power-off stall은 접근과 착륙 시 일어날 수 있는 stall에 대처하는 것을 배운다. power를 최대로 집어넣거나(power-on), power를 idle상태로 뺀 후(power-off) 고도를 유지한 채 기수를 계속 들어 올리면 속력이 점차로 떨어지면서 '삐-----' 하는 stall warning horn이 들린다. 그리고 점차로 더 비행기 기수를 들어 올리면 비행기가 말 그대로 부들부들 떨린다. Stall의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때 기수를 충분히 내려준다. power off stall은 이 단계에서 power를 부드럽게 넣어준다.

Stall recovery 는 기성 조종사들도 Airline에서 정기적으로  simulator 훈련 시에 평가받는 항목이다.  기초적인 부분이지만 항공기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행기는 속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것. 

https://youtu.be/2IdWyxnadSg

stall recovery 에 대한 조작 설명을 해주는 유튜브 동영상

STALL! STALL!! STALL!!!

조종사가 실제 비행 중에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소리 중 하나. "STALL, STALL, STALL" 하는 ORAL WARNING이다.

비행기는 충분한 속도를 얻어야 양력을 얻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stall에 걸려 추락할 것 같은 비행기를 회복시키는 조작은 기수를 땅으로 향하게 하고 하강하는 것이다. 비행기를 dive 시켜 충분한 속도를 얻은 다음 그제야 다시 상승하는 것이다. 무언가 인생의 은유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지점이다. 비행기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앞뒤 안 보고 억지로 기수를 들면 오히려 stall에 걸릴 수 있다. yoke를 꼭 쥔 손에 힘을 풀고 순리를 깨달으며 오히려 지그시 눌러 주었을 때 비행기는 회복한다. 

또 한 가지 비행기에 들어있는 인생의 은유. 

자전거가 멈추면 넘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행기도 멈추면 추락한다. 무겁고 큰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속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날개 위아래로 쉴 새 없이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비행기는 stall에 걸려 추락한다. (엔진의 힘만으로 나는 전투기나 로켓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비행 훈련을 받을 때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심적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비행을 배우며 많은 것들을 배웠던 것 같다.

DEERVALLEY 공항으로

나는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네 가지의 기동을 마치고 자가용 조종사 PPL 의 마지막 관문 Landing을 하러 디어밸리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제 3번의 랜딩만이 남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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