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리에게 비행교육을 받으며 내 비행실력은 많이 발전했다. 사실 시트 포지션과 aiming에 대해서 배운 것 말고는 특별히 배운 것은 없었다. 그저 피트에게 배운 것들을 제대로 갈고닦는 과정이었다고 할까? 그래도 특별 교육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왈리의 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원리 원칙을 강조하고 한번 눈에 벗어나면 여지가 없는 무서운 호랑이 영감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내 사람이다 싶으면(또는 내 제자다 싶으면) 애정을 가지고 가르쳐 준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점에서 내가 왈리의 눈에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왈리는 나를 잘 챙겨 주었다.
Hang in there.
왈리와의 추억이 있다. 십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이 나는 장면 중 하나다. 왈리와의 특별 비행 교육이 있기 전의 일이다. 그날도 나는 피트 교관과 비행을 마치고 터벅터벅 비행학교로 들어왔다. 그날 비행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피트와의 디프리핑을 위해 라운지의 좌석에 앉아 오늘의 비행을 복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왈리가 지켜보고 있었나 보다. 왈리가 내게 다가와 비행교육은 잘되고 있는지 물었다.
" Well, I'm struggling, Sir. "
애써 웃으며 왈리에게 말했다. 왈리는 본인이 progress check 1에서 나를 떨어뜨린 것이 조금 신경쓰였었나 보다.
" Hang in there. "
왈리가 내게 말했다. 영어를 책과 글로 배운 나는 회화식 표현에 많이 약했다. '거기 걸려있어라' ? 대충 이런 뜻인가? 무슨 뜻인지 대략 어감상으로 추측해서 받아들였다. 왈리가 떠나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봤다.
Hang in there.
버티다, 견뎌내다.
"힘내세요"
-네이버 사전
사전 밑에 이미지에는 왠 고양이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사진들이 가득했다. 아등바등 떨어지지 않기 위해 무엇이라도 잡고 버티고 있는 모습이 왠지 내 모습같이 보였다. 그런 모습이 왈리에게도 느껴졌나 보다 싶었다. 그래도 사전으로 뜻을 알아내니 왈리의 격려가 힘이 되긴 했다. 아마 그 쯤부터 왈리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PPL 교육 과정의 끝
왈리와의 두번의 특별 비행 교육이 끝났다.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비행 심사에 필요한 기동들에 대해 자신감들이 생겼다.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웠던 short field landing도 열 번 하면 여덟, 아홉 번은 aiming point에 내릴 수 있었다. 이제 남은 10~20%는 운명에 맡겨야 했다.
PPL FAA checkride를 위한 비행교육은 이로써 다 마쳤다. 동기들 중 마지막이었던 내 심사일정이 다음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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