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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아는 척 해보자

항공기 자동 착륙 기술, CAT2 / 3 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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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오토파일럿 VS 자율주행 자동차 오토파일럿

 

자율 주행 자동차는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선보인 오토 파일럿 기능은 자율주행 레벨 2.5~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부분적 자율주행(레벨 2), 또는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의 구간에서 조건부 자율주행(레벨 3) 수준입니다. 즉, 현재의 자율 주행 자동차의 기술은 자율주행모드를 켜놓고 주행 중이더라도 운전자의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에도 오토파일럿이 있습니다. 사실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행기에서 먼저 사용된 기술입니다. 비행기의 오토파일럿 기술도 조종사의 감시가 필요한 상태에서 운용을 기본으로 합니다. 오토파일럿의 자세한 내용은 저의 이전 글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https://freepilot.kr/5

 

오토가 다해주는데 조종사는 뭐해?

요즘 주변에서도 자율주행차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자율주행모드를 '오토파일럿'이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자동

freepilot.kr

 

이번 글에서는 현재의 오토파일럿과 오토랜딩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항공법령과 항공기 오토파일럿도 발전하겠지요. 부족하지만 조종사로서 이런 기술발전에 따른 조종사의 미래에 대해서도 예측해 보겠습니다.

항공기의 자동 착륙(Auto Land)

오토파일럿의 기능 중에 '오토랜드(Auto Land)' 또는 '오토 랜딩(Auto Landing)'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동 착륙 기능입니다. 제가 가끔 듣는 질문 중에 '오토 랜딩 되는데 왜 수동으로 착륙하나요?'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오토 랜딩은 만능일까요? 답은 '오토 랜딩 기술로 자동착륙을 못하는 상황이 많다'입니다. 

 

현재 자동착륙기술의 핵심은 ILS(Instrument Landing System)입니다. 활주로 주변에 Localizer(LOC), Glide Slope(GS) 두 개의 장비를 설치해 두고 이 장비에서 특정 주파수의 신호(beam)를 보내주면 항공기가 이 신호를 Tune 해서 신호에 정밀히 접근해 내리는 방식입니다. LOC은 좌우 방향(Lateral), GS는 상하 방향(vertical)의 신호를 보내주고 이 두 신호를 3차원적으로 해석해서 정밀하게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ILS 작동방식 (출처 : 직접 제작)

이 방식은 활주로 주변에 이 장비가 설치되어 있어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가 ILS 장비와 오토랜딩 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활주로에 설치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오토 랜딩을 할 수 없습니다.

 

시정이 좋지 않을 때 사용하는 CAT2/ CAT3 

안개가 자욱히 낀 도로를 운전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모든 자동차들이 비상 깜빡이를 켜고 달리는데도 눈앞에 자동차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면 모든 자동차가 서행을 합니다. 이런 날 비행기를 착륙시키려고 하면 조종사는 활주로를 볼 수가 없습니다. 완전히 계기에 의존하여 비행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계기비행(Instrument Flying)'이라고 합니다. 이런 계기비행 기상(IFR) 상태에서는 오토 랜딩 기술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이런 조건들을 'Category'라고 하고, 항공 용어로 약어인 CAT이라고 합니다. 조종사들은 그래서 안개가 자욱한 날을 '고양이 잡는 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카테고리는 크게 CAT1, CAT2, CAT3로 구분됩니다. 이전에는 CAT3에도 CAT3 a, CAT3 b, CAT3 c 등으로 구분이 되어있었는데 최근 국제항공기구인 ICAO에서 CAT3로 통합하였습니다. 

 

이런 분류법은 공항시설, 기상, 항공기, 조종사에 모두 적용됩니다. 이 중에서 가장 낮은 카테고리가 현재 적용가능한 카테고리가 됩니다. 공항시설이나 항공기는 CAT3인데 조종사가 경험이 부족하여 CAT2 자격만 보유하고 있으면 적용 가능한 최고 카테고리는 CAT2입니다. 

 

다른 비행기들은 다 착륙하는데 왜 우리만 회항을 하나요?

가끔 보면 같은 인천공항에 비슷한 시간대에 내리는 비행기들인데 A항공은 도착했는데 B항공은 회항해서 다른 공항으로 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조종사의 실력이 안좋아서 그런 것 아냐?' 이런 식의 원성이 나올 만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는데, CAT 등급의 차이가 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의 시정이 안개로 악화되어 RVR이라는 측정기준으로 200m가 나왔다고 하면, 이 기상은 CAT3 기상입니다. 이 기상에서 CAT2는 접근, 착륙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천공항은 세계적 공항으로 설비가 CAT3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럼 항공기와 조종사가 CAT3 수준에 만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운용 중인 항공기 중에 CAT2 수준의 항공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항공기가 CAT3 수준을 만족한다 하더라도, 항공기의 장비에 이상이 있으면 CAT2로 Down Grade 되기도 합니다. 또 조종사가 CAT3 자격을 가지려면, '해당 기종, 해직 책' 100시간 이상의 운항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비행시간이 8000시간인 기장이라 하더라도 갓 기종전환을 마치고 새로운 기종의 비행시간은 100시간 미만이라면 CAT3 조종사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악시정에서 어떤 비행기는 CAT3 가 되고 어떤 비행기는 CAT2가 되는 것입니다. 

 

기계에 모든 것을 맞기는 CAT3 AUTO LANDING 

날씨가 좋은 날에도 물론 오토랜딩을 할 수 있습니다. 공항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모든 조건이 맞는다면 조종사는 자동으로 착륙할지 수동으로 착륙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토 랜딩을 한다고 해서 조종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율주행모드의 테슬라 운전자가 그렇듯이 조종사도 오토 랜딩이 잘 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안 좋게 되면 즉시 Take over 해서 항공기 컨트롤을 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기계에 맡기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CAT3 접근을 하다가 Alert Height 라고 불리는 고도 100 feet 이하로 항공기가 접근했을 때입니다.  이때 조종사는 고도 100 feet에서  착륙할 때까지 통상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은 기계를 완전히 믿고 오토 랜딩을 지켜봅니다. 여기서는 확률적인 개념이 적용됩니다. 항공기가 접근을 시작해서 100 feet까지 아무 문제가 없이 접근해 왔다면 100 feet부터 착륙할 때까지는 기계를 믿는 것이 허용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항공기의 백업 시스템들을 포함해 모든 시스템들이 정상 작동하고 있어야 합니다. 항공기에는 모든 시스템들이 두 개 이상의 복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엔진, 하이드롤릭, 제너레이터, 등등입니다. 이 시스템들이 1분 남짓한 이 오토 랜딩의 순간에 고장 나는 상황은 법적으로 예외 처리해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항공기 제작사의 기술적, 통계적인 신뢰 수준과 아울러 운용하는 항공사의 정비 수준 등을 고려해서 항공당국(우리나라에서는 국토 교통부)에서 인가를 해 주는 것입니다. 

 

다만, Alert Height 이하에서 단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오토 랜딩 기능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조종사의 정면에 작은 경고등이 하나 있는데 이 경고등은 오직 오토 랜딩 기능이 잘못됐을 경우에만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이 불이 켜지면 조종사는 무조건 Go Around를 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결정이기 때문에 조종사의 정확한 판단과 계기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훈련은 조종사가 매년 2회씩 받는 시뮬레이터 훈련에 포함됩니다. 

 

오토파일럿 vs 파일럿, 조종사의 미래

현재 상업 비행기, 민항기에 적용된 오토 파일럿 수준은 이 정도입니다. 자동착륙 기술에만 국한해서 논하자면, 현재의 기술적 방식으로는 ILS 기능이 없는 일부 공항시설의 제한과 악기상 하의 CAT2/3 절차 등의 문제로 조종사의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완전한 자동착륙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는 지금의 기술로도 이미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 견해입니다. 공항 시설의 제한으로 ILS 접근이 안되는 경우도 현재 자율주행차가 하는 방식처럼 이미지 프로세싱 방법으로 접근하면 해결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항공기에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기술발전과는 조금은 다른 문제입니다. 승객이 타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면 대량 인명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합니다. 또 완전 자동화를 할 경우 테러에 이용할 여지가 있는 등 보안상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서 감히 예측해 보건데 오토파일럿이 지금의 기술적인 한계들을 모두 극복하고 운항 전 구간을 자동화시킨다고 하더라도 조종사의 감시는 필수적일 것이라고 예측해 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의 감시 하에 모니터링을 하는 쪽으로 운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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