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영화에서 이륙 장면을 보면 이런 장면들이 나옵니다.
부기장 : "V1"
기장 : "Checked"
부기장 :"VR"
기장 : "Rotate"
여기서 V1 이란 용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Takeoff Descision Speed, V1
V1 은 Takeoff Descision Speed입니다.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서 가속을 하다가, 이 속도 전에 Engine failure나 중대한 시스템 문제 등이 발생하면 활주로에 멈춰 서야 합니다. 만약 이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조종사는 STOP 하지 말고 이륙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속도를 Go/ No Go decision speed라고도 합니다.
RTO 란 Rejected Take-Off 의 약어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이륙 단념'이라고 합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가속하다가 어떤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풀 브레이크를 밟고 활주로에 멈춰서는 것을 말합니다. 조종사가 매년 2회씩 받는 시뮬레이터 훈련의 필수 과목입니다.
V1 이전에 Engine failure가 발생했다면 조종사가 항공기를 RTO시켜도 활주로 안에서 멈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속도 이후에 RTO를 시도하면 비행기를 활주로 내에서 세우기 힘듭니다. overrun이라고 하는, 활주로 이탈사고가 나는 것입니다.
V1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활주로의 길이와 그날의 항공기 중량이 되겠지요. 또 항공기의 이륙 성능에 영향을 주는 기압, 온도, 바람의 방향, 항공기 외장(Flap)이 있습니다. 기온이 높거나, 바람이 뒷바람(배풍) 성분이 많으면 필요한 활주로 길이가 길어집니다. 따라서 V1 속도가 낮게 결정됩니다. 더 빨리 RTO를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조종사가 인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 1초
보잉이나 에어버스사가 새 비행기를 제작하고 나면, 여러가지를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V1을 결정하는 산출식도 인가를 받게 되는데 이때 개념은 V1 도달 최소 1초 전에 엔진 고장의 발생입니다. 조종사가 엔진 고장을 인지하고 제동 조작을 하는 시간적 여유를 고려한 것입니다. 즉, V1은 Engine failure가 발생하는 순간이 아니라 조종사가 제동 조작을 시작하는 가장 늦은 순간입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V1을 Takeoff Descision Speed, 또는 Go/ No Go decision speed라고 말하자면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결정이 이루어 지는 것은 '1초 전'이니까요.
활주로 끝 35피트의 고도 확보
V1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활주로의 길이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V1 직후에 엔진 고장을 인식하고 이륙을 계속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엔진 고장 상태에서 이륙이 계속되어 활주로 끝단에서 최소의 고도인 35피트를 확보되어야 V1으로 인가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속도가 낮아도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V1은 최대속도와 최소 속도 기준이 다음과 같이 제한되게 됩니다.
최대 속도 : 이륙단념조작(RTO)이 시작되는 최대속도. 이 속도에서 조작하여 활주로 길이 이내에서 정지할 수 있어야만 한다.
최소 속도 : 엔진 고장 상태에서 이륙이 계속되었을 경우 활주로 끝단에서 35피트 고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속도여야 한다.
V1을 결정하는 방법
V1을 결정하는 요소로 활주로의 길이, 항공기 중량, 기압, 온도, 바람 방향, 외장 등이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매 비행 이륙 전마다 조종사는 이를 확인하여 V1을 산출해 내야 합니다. 조종사가 V1을 산출해 내는 방법은 Take-off Analysis Chart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take-off analysis chart란 각 공항마다 활주로 길이를 적용해서 온도, 바람, 항공기 중량에 따른 V1 값을 미리 계산해 둔 차트입니다. 그래서 각 상황에 맞게 이 차트를 찾아서 V1값을 읽어주면 되는 것입니다. 최신식 항공기에는 이 차트를 컴퓨터에 입력시켜놓고 조종사가 값들을 입력하면 바로 계산 값이 나오도록 디지털화시켜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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