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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종사 도전기/계기비행증명(IR)

[계기비행 ep.4] 비행기가 하늘에서 기다릴때는? holding procedure

시뮬레이터 교육이 끝나고 다시 세스나를 타고 비행교육을 받게 되었다. 처음 배운 것은  instrument holding procedure 다. 

비행기는 자동차와 다르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미국으로 교육훈련을 가기 전, 한 선배가 우릴 겁주며 물어보았었다. 

"비행기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요?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거예요."

공감한다. 지금 라인 생활을 하면서도 공감하는 말이다. 비행기는 중간에 세워놓고 뭘 할 수가 없다. 일단 한번 뜨면 가야 한다. 비행기는 속력이 빨라야 날 수 있다. 베르누이의 법칙에 따라서 속력이 충분히 빠르지 못하면 양력이 부족해 추락하게 된다. 마치 달리는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고, 속력이 느려지면 쓰러지듯이. 그래서 자동차처럼 문제가 생기면 잠깐 갓길에 세워둘 수가 없다. 하늘 위에서 다 처리해야 한다.

헬리콥터는 hovering이라는 것을 할 수가 있다. 한 곳에 떠 있을 수 있다. 이것은 헬리콥터는 '베르누이의 법칙'을 이용해서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는 뉴튼의 제3법칙, 작용-반작용의 원리에 의해 하늘을 난다.) 특수한 경우로 수직 이착륙기도 호버링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비행기들은 hovering을 할 수 없다. 

hovering 하는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f-35)

 

만약 비행기가 하늘에서 잠시 대기해야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빙글빙글 돌면서 하늘을 날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instrument holding procedure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계기를 이용해 하늘의 공간 위에 한 점을 특정한 뒤 그 점을 중심으로 타원형 모양으로 빙빙 도는 비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기상이 악화되거나 기타이유로 traffic이 많을 때 지상 관제사가 지시를 하기도 하고, 또는 항공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간이 필요할 때 조종사가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면 관제사는 조종사에게 holding insrtuction을 준다. 

holding을 실제로 하고 있는 비행기(flight radar24)

(디테일한 holding procedure에 관한 설명은 너무 글이 길어지게 되어서 생략을 하고자 한다. 더 알고 싶다면 구글링을 하면 자세한 설명이 나온 블로그들이 많이 있다. )

계기비행 교육과정에서 Holding procedure를 교육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홀딩 패턴에 어떻게 진입하는지'다. holding entry라고 한다. 크게 direct, teardrop, parallel entry가 있다. 피교육생 입장에서는 내가 있는 위치를 알고, 홀딩 인스트럭션을 정확히 듣고 이해하고, holding entry를 정확히 구분해서 그대로 비행을 하면 holding을 잘할 수 있다. 

비행을 하면서 인스트럭션을 잘 받아 적고, 홀딩 픽스를 찾아서 간 다음, holding entry를 계산해서 direct, teardrop, parallel 중 무엇이 맞는지를 찾아내서 그걸 비행으로 구현하면 된다. 일단 holding pattern 안에 들어가면 타원형 모양의 궤적을 계속 그리면서 관제사의 추가 지시를 기다리면 된다. 

holding pattern instruction의 예 (출처: Instrument Flying Handbook, FAA)

Microsoft Flight Simulator

개인적으로 holding의 연습은 MS의 플심('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했다. 당시의 버전은 flight simulator X 버전이었다. 현재는 2020 버전까지 나왔다. 자가용 조종사(PPL) 교육과정에서는 플심으로 하는 연습이 거의 도움이 안 되었다. 실제 비행기 조작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PPL때는 초반에 조금 해보고는 플심을 켜본 적이 없다. 그러나 계기비행 과정에서는 비행기 조작 이외에 프러시저를 연습하는 데 있어서 플심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효율적인 부분이 holding procedure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플심으로 이런저런 홀딩 연습을 하면서 공부를 했다. 


민항기에서는 조종사가 수동으로 계산해서 엔트리 머뉴버를 하고, 홀딩 패턴을 하지는 않는다. FMC(Flight Management Computer)라고 하는 computer가 알아서 계산을 해준다. 그냥 auto pilot이 걸린 상태에서 holding fix와 inbound course, right/left turn만 입력해주면 알아서 계산해서 해준다.

하지만 기본은 언제나 중요하다. Holding procedure는 계기비행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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