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19
아침일기를 시작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읽은 것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 중략...)
우선 첫 번째 목표는 일주일만 해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아들 아침도 주고 명상을 하고 아침일기를 쓴다. 밤에는 한시에 잠이 든다.
948일간의 모닝 루틴
2022년 3월 19일에 아침일기를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모닝루틴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딱 30분만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7시 30분에 아이를 깨우기 전에 30분 먼저 일어나서 아침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시작하자' , '딱 일주일만 해보자.' 이게 제 첫 목표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디테일한 기억도, 목표도 다 까먹었는데 일기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만 해보자고 했던 모닝루틴이 이제는 948일이 되었습니다. 30분만 일찍 일어나겠다고 했던 것은 이제 매일 5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 시간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매일 10시에 잠들고 있습니다. 물론 비행을 하는 날에는 그렇게 못하지만, 시차가 있는 외국에서도 한국시간에 맞춰서 똑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948일을 매일 지켜낸 것은 아닙니다. 비행 때문에 못하는 날도 있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의지력이 약해서 못 지키는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적어도 70% 이상은 지켰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습관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아무리 흩트러지고 멘털이 무너져도 하루 이틀 만에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 일상이 루틴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정말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무너져도 '바닥'이 견고하게 지탱해 준다는 느낌입니다. 흔들리고 무너져도 단단한 기반이 잡혀있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힘들어도 자고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희망, 그것이 아침루틴의 최고의 선물인 것 같습니다.
모닝루틴을 시작한 것은 지난 코로나 기간 휴직을 하던 때였습니다. 이제는 코로나의 상흔이 많이 치유되고 일상도 회복되었지만 그때 만들어둔 습관은 여전히 제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삶에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찾아오겠지만, 저는 이 아침 루틴을 통해 다시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시기가 다시 온다 해도, 하루를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시작하는 이 시간 덕분에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조금 더 일찍 이 소중한 습관을 깨달았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과거의 아쉬움보다는 지금의 변화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저 또한, 오늘처럼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맞이하며 하루를 준비하는 그 모습을 기대합니다. 매일 아침, 제게 주어지는 이 30분이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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