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씁니다.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약 1년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께서 제 글들을 기다려 주셔서 부족하고 게으르지만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다른 플랫폼에서도 글을 쓰고 있긴 한데,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제 개인적인 생각들을 올리는 것이 괜히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조금 더 가다듬어진 좋은 글을 올리려고 마음먹었던 것이 결국 독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좀 짐을 내려놓고 가볍게, 그래도 꾸준히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제가 다시 글을 쓰고자 마음먹게 된 것은 세가지 정도 이유가 있는데, 부족한 제가 글을 썼다가, 안 썼다가, 다시 쓰는 게 뭐 대단한가 싶으실 테지만, 그래도 제 안에 생각들을 조금 공유해보고 싶어서 부끄럽지만 써보겠습니다.
1.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은가
최근에 읽었던 <슈퍼노멀>이라는 책 중에 이런 문구가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최근에 나는 큰 실패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뭉클한 감동을 내 아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자상한 아버지이고 싶다. 언제까지도 지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평안한 얼굴로 최선을 다하는 바위 같은 아버지가 되어, 아들에게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알려주고 싶다.
<슈퍼노멀>, 주언규
이제 아들이 많이 커서, 제 손을 많이 벗어났습니다. 그만큼 제게 자유로운 시간도 늘었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저도 꾸준히 글을 쓰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루하루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 어느 유튜버의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8VO1vD4XqnA
알고리즘으로 뜬 어떤 유튜버의 영상을 보다가, 저를 한동안 멈추게 한 구절이 있었습니다.
"회사일을 정리해보라, 아니면 너의 인생이라도 정리해 보라."
이 유튜버는 자신이 퇴사를 하고 나서 '회사에서의 일들을 정리를 해두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보니, 지금 제 행복한 시간들이 흘러가버리면 돌아오지 못할 소중한 기억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망각곡선이라는 인간의 굴레가 제 기억들을 소각해 버리기 전에, 소중했던 시간들을 기록해 두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 도전하기
"A ship is safe in harbor, but that’s not what ships are for."
배는 항구에 있으면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니다.
ㅡ John A. Shedd
이 이야기는 조종사로서도 아주 공감하는 말입니다. 저는 조종사로서 많은 순간을 '안전'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때는 지상에서 어떤 오퍼레이션도 하지 않을 때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비행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비행기는 운항을 하고 '비행'이라는 타고난 숙명과 같은 리스크를 짊어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인생에서도 큰 은유가 됩니다. 저는 안전하고 익숙한 타성에서 벗어나 더 많은 도전과 시도와 실패를 경험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많은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다시 글쓰기라는 제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숙제에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비행기를 타면서 너무 타성에 젖었던 탓인지, 늘 비행을 하고 있지만 '비행기'와 '비행'이 주는 인생의 교훈을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는 꾸준히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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