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종사도전

[ep.1]면접 면접 "왜 조종사가 되려고 하십니까?" 머리에 희끗함이 살짝씩 보이는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면접관이 물었다. 인자해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물었지만 어딘지 깐깐함을 숨기고 있는 듯 보였다.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 사람은 B747기의 기장이자 조종사들의 훈련을 담당하는 운항훈련팀의 팀장이었다. 내가 훈련생이 되면 나의 훈련을 담당하는 책임자이기도 했다. 가로로 긴 회의장 같이 생긴 방안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대여섯명의 면접관들이 앉아있고 맞은 편에도 대여섯명의 면접자들이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면접관들 뒤로는 긴 창이 있었다. 그 창으로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들이 간간히 지나갔다. ㅇㅇ항공 본사는 김포공항에 인접해 있어서 비행기가 바로 앞에서 보였다. 착륙 후 제동을 .. 더보기
[ep.0] 나의 조종사 도전기_프롤로그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군대를 갓 전역한 나는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흐리멍텅한 눈에 삶에 의욕도 없고 자신감은 한없이 위축돼 있었다. 될데로 되란 심정만이 가득했다. 여기저기 취업 원서를 넣으며 미래에 대한 아무 기대도 없이 살았다. 부푼 꿈을 꾸고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던 때가 떠올랐다.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공부와 연구를 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성취해 나가면 마냥 즐거울 것만 같았다. 학창시절에 수학과 과학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대학교에서 공부를 해보니 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열심히 한게 아니라 열심히 한 것같은 흉내를 낸 것 뿐이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재미있었던 수학과 과학이 갑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