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으면 거의 모든 자동차들을 운전할 수 있습니다. 운전면허가 제1종, 제2종으로 구분되고 또 각각 대형, 보통, 소형, 특수, 원동기 장치 자전거 등의 면허로 나뉩니다만,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1종 보통 또는 2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면 자동차 제조사와 모델에 관계없이 웬만하면 다 운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비행기 조종사는 통상 자신이 운항하는 특정 기종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종만 운항합니다. 즉, 조종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아무 비행기나 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항공기 기종을 조종할 수 있는 자격, Type Rating(한정 증명)
지난번 글에서 조종사가 가져야 할 자격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조종사는 자가용 조종사(PPL), 계기비행증명(IFR), 사업용 조종사(CPL)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통상 '조종사 기본 자격증' 또는 '기본 면장'이라고 부릅니다. 이 자격들이 있다면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조종사로서 취득해야 할 자격증, '면장' (PPL,IFR,CPL,ATPL)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발급하는 자격(Lisence)을 취득해야 합니다. 이 자격을 '면장'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자가용 조종사 2. 사업용 조종사 3. 운송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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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자격은 최소한의 자격입니다. 이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해서 바로 B737이나 A320 같은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비행기마다 디자인 컨셉과 운용 철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해당 비행기의 조종법을 배우고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해야만 합니다. 이 자격을 Type Rating(한정 증명)이라고 합니다. 통상 조종사들은 기종의 이름을 붙여 '레이팅'이라고 합니다. 737 레이팅, 320 레이팅 이런 식으로 부릅니다.
유엔산하의 국제 민간항공기구(ICAO)는 규정을 통해 Type rating이 필요한 비행기들을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필요 조종사가 2명 이상인 항공기는 Type rating이 필수입니다. Type rating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정상 비행 절차, 비상 비행 절차, 계기 절차, 이상 자세 회복 훈련 등을 교육받고 평가받아야만 합니다.
조종사가 Type rating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근 코로나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조종사들의 자격 상실에 관해서 뉴스가 많이 보도된 것을 보셨을 겁니다. 조종사들이 이착륙을 못해서 자격을 상실했다거나, 조종사들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목적지 없이 출발공항에 다시 도착하는 '관광 비행'을 했다는 기사들입니다. 조종사는 해당 기종의 Type rating을 유지하기 위해 연속되는 90일 내에 3회의 이륙, 착륙 경험이 각각 있어야 합니다. 실제 비행 경험이나 인가받은 모의비행장치(Simulator)를 통한 이착륙 경험도 인정이 됩니다.
(Type rating에 관련된 뉴스 링크입니다.)
http://daily.hankooki.com/lpage/industry/202005/dh20200507164908147980.htm?s_ref=nv
아시아나항공, 수천만원 비용 든 '승객없는 A380' 띄운 이유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초대형 항공기인 A380 조종사들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승객 없는 비행기를 띄웠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여객기 운행이 중단되자 내놓은 조치다.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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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 A380의 경우 코로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기종입니다. 장거리, 대인원의 수송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많은 항공사들이 A380의 운항을 중지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A380 시뮬레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나 항공은 외항사의 Simulator를 임대하여 사용했기 때문에 Simulator를 활용한 이착륙 경험 훈련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조종사들이 A380 Type rating을 상실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교육을 통해 다시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기존에 Type rating을 보유한 경험이 있던 조종사들은 자격 취득에 필요한 법적 훈련 경험량과 시간이 무경험자보다 적게 소요됩니다.
Type Rating을 공유하는 항공기들
몇몇의 항공기들은 다른 기종이지만 Type rating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조작, 운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항공 당국에서 한개의 Type rating으로 복수의 기종을 조종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것입니다. A320 Family 가 대표적인데, 동체의 길이에 따라 A318, A319, A320, A321 4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하지만 A320 Type rating을 소지한 조종사는 4가지 기종을 모두 조종할 수 있습니다. A330/A340 , B757/B767 등의 경우도 Type rating을 공유하는 예입니다.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도 항속 거리가 다른 각각의 비행기를 운용하면서도 운영비 절감의 효과가 있어 장점이 있습니다.
복수의 Type rating을 가진 조종사들은 다른 기종들을 몰 수 있나요?
통상 항공사들은 한명의 조종사가 한 기종의 Type rating을 유지하도록 관리합니다. 이 기종 저 기종 번갈아 가며 운용을 하면 기종 간 차이점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절차 숙지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항공안전법상 조종사가 복수의 type rating을 소지했다면 각각의 기종들을 운용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90일 이착륙 경험 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결국 기종전환 교육을 받게 되면 이전 기종의 Type rating은 상실하게 됩니다.
최근의 항공기들은 디자인 컨셉과 운영철학이 완성단계에 이르러 조작법이나 운용 절차가 많은 부분 통일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계열의 비행기로 기종전환을 하게 된다면 Type rating을 취득하는 기간과 훈련양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버스 공식 실라버스 상 A380 조종사가 A350 조종사로 기종전환을 위해 Type rating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단 2번의 시뮬레이터만 타면 됩니다. 물론 이 기준은 minimum이고 각 항공사의 교육/훈련/심사 일정은 세부적으로 항공당국의 허가와 해당 항공사의 재량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례로,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A380 기장이 교육목적으로 A350 시뮬레이터에 타서 아무 사전 교육이나 훈련없이 잘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두 기종이 형제 기라고 할 만큼 조작, 운용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두 기종의 조종사들은 다른 기종을 조종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특정 항공기 그룹을 조종할 수 있는 자격, Class Rating
5,700 kg (또는 12,500 lb) 이하의 1인 조종사가 운항할 수 있는 소형 비행기들은 Type rating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행기들을 그룹으로 묶어서 'Class Rating' 이라는 이름으로 조종사에게 자격을 부여합니다.
AIRPLANE CATEGORY (CLASS RATING)
- single-engine land (육상 단발) CLASS
- multi-engine land (육상 다발) CLASS
- single-engine sea (수상 단발) CLASS
- multi-engine sea (수상 다발) CLASS
cessna, piper 등의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경비행기들은 각 class rating에 해당하는 기본 면장만 가지고 있으면 기종을 바꿔가며 조종해도 지장이 없습니다. 개별 모델의 특성에 대해서는 따로 교육이 필요하겠지만, 법적인 요건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위의 표에서 수상단발/수상다발 class 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수상비행기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위에서 이착륙하는 형태의 비행기들입니다. 동체 하단부에 부유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Type rating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역시 더 궁금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아는 만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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