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 조종사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Long cross-country 비행을 해야 한다. cross country를 google에서 검색해 보면 이렇게 나온다.
Cross-Country
By definition, cross-country time includes
any flight conducted by a pilot in an aircraft that includes a landing at a point other than the point of departure
that includes the use of dead reckoning, pilotage, electronic navigation aids, radio aids, or other navigation systems to navigate to the landing point.
조종사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항법장치, chart, 또는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등 여러 navigation 수단들을 이용해 비행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자가용 조종사과정에도 cross-country를 했지만, 세스나 비행기의 비행속도, 항속거리 등이 제한이 있어 애리조나 주 내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목적지를 여러 번 찍고 다니며 인근의 캘리포니아, 네바다 주로 갔다 오는 다른 학생들도 있었지만, 우리 동기들은 대부분 애리조나 주 내에서 크로스컨츄리를 하곤 했다.
사업용 과정으로 넘어오면서 세미놀 비행기를 타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세미놀 비행기는 쌍발엔진에 비행속도도 세스나보다 빠르고, 항속거리도 길어 주(state)를 넘어 비행할 수도 있게 되었다. 크로스 컨츄리 과목을 할 차례가 되자 교관 Parker는 나와 최상훈에게 cross-country 비행계획을 짜 오라고 하였다. 나와 최상훈은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Las Vegas를 가기로 하였다.
Parker와 함께 라스베가스를 가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명한 관광지를 내가 비행하는 비행기로 간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가는 비행은 내가 하고, 돌아오는 비행은 최상훈이 하기로 했다. 우리는 디어밸리(애리조나, 피닉스)에서부터 노스 라스베이거스(North Las Vegas,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공항까지 가는 flight plan을 짰다. 가는 동안 통과하는 공역과, 관제기관, 컨택해야 하는 주파수와 관제콜사인 등을 준비했다. Parker가 이 route에 대한 경험이 많다고 해서 도움을 많이 주었다.
총거리는 대략 250 NM (Nautical Mile, 해리) 정도 되었다. 세미놀로 비행을 하려면 대략 2~3시간을 비행해야 했다. 나, 최상훈, Parker 세 사람은 비행기에 타고 어색한 침묵을 애써 즐기며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내가 비행했던 애리조나주나, 애리조나 주 바로 옆에 붙어있는 네바다 주나 모두 사막지형이다. 하늘에서보면 주로 보이는 색깔은 연한 갈색~주황색이다. 가는 길에 우측으로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도 위치한다. 하늘에서나마 그랜드 캐니언도 볼 수 있게 약간 우측으로 우회하는 루트를 짰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그랜드 캐니언 헬기투어 관광상품도 있다. 나는 비행교육을 받으면서 그랜드 캐니언 상공 투어도 한 셈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러 나라의 공항과 관광지를 다녀보면서 느낀 진리가 있다. 좋은 곳보다는 좋은 사람과 함께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 그렇긴 했지만 그래도 상공에서 보는 그랜드 케니언과 사막지형의 멋진 광경은 꽤나 볼만하긴 하였다. 내가 비행하던 2010년대 초반에는 갓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라, 하늘에서 그 광경을 사진으로 많이 찍었다. 아쉽지만 시간이 흘러 그때 찍었던 사진들은 모두 찾을 수가 없다. 아쉬운 대로 구글어스로 그때 보았던 그랜드캐니언의 광경을 찾아보았다. 실제로 보면 더 멋진데 사라진 사진들이 아쉬울 뿐이다.
이윽고 라스베가스 컨트롤러와 컨택하고 라스베이거스 공역으로 들어갔다. 유명한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이 보였다. 하늘에서도 MGM , 벨라지오, mandalay hotel 등 을 알아볼 수 있었다. 영화나 사진으로만 보던 라스베이거스를 하늘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남들이 할 수 없는 장면을 보고 경험을 하는 것이 조종사로서 비행을 하는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형비행기들은 Las Vegas International Airport (KLAS)의 북쪽에 위치한 North Las Vegas Airport(KVGT)를 많이 이용했다. 우리도 그 공항으로 접근,착륙을 했다. 비행기를 주기하고 공항에서 빌려주는 렌터카를 빌려 라스베이거스 호텔존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와 최상훈, Parker는 어색하게 호텔존을 구경하며 시간을 좀 보냈다. Parker도 라스베이거스 여행이 싫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시간을 정해서 개인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모이자고 할 법도 한데, 눈치가 없는 건지 계속 붙어 다녔다. 교육생들을 따로 두기 걱정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호텔존을 조금 둘러보고, 이번에는 최상훈이 비행을 해서 디어벨리 공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2시간 넘는 긴 비행동안 백신에 앉아있으려니 슬슬 졸렸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저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익숙한 디어밸리 공항에 접근하는데 저 멀리서 희뿌연 연기 같은 것들이 거대하게 공항 주변에 보였다.
Sand Storm
sand storm이 몰려오고 있었다. Parker의 긴장한 음성에 잠이 확 깼다. 저 멀리서 sand storm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직은 공항까지는 거리가 있었지만 몰려오는 방향이 디어밸리 공항쪽이었다. 최상훈이 디어밸리 공항과의 교신을 했다. 교신을 하고 있는 비행기는 우리밖에 없었다. 이미 인근 공역에 sand storm 예보가 있었기에 traffic이 한 대도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long cross country를 다녀오는 동안 기상이 갑자기 바뀐 것이었다. Arizona에서는 가끔 Sand storm이 몰려온다. 항공기 performance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시정이 나빠져 계기비행을 해야 한다.
"Prepare IFR chart and instrument approach just in case we enter the sand storm."
Parker가 최상훈에게 지시했다. 백싯에 있던 내가 최상훈에게 디어밸리 계기접근 차트를 준비해서 건네주었다. istrument approach settup을 하고 디어밸리 타워에 계기접근 허가를 요청했다.
Deer Valley Tower : "Cleared GPS approach Runway 07 Left"
최상훈과 Parker는 계기접근 절차를 서로 모니터링하며 안전하게 디어밸리에 착륙했다. 다행히 sand storm은 우리가 랜딩 하기 전까지 디어밸리공항을 덮치지는 않았다. 서둘러 택시를 하고 주기를 할 때쯤 샌드스톰이 공항을 뒤덮었다. 엄청난 바람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고 앞이 거의 안보였다. 그야말로 모래로 된 짙은 안갯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우리들은 비행기를 체인 쇠사슬로 재빨리 주기하고 비행학교로 달려갔다. 치프파일럿과 교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Parker와 함께했던 어색하고 다이나믹했던 라스베이거스 여행은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잘 다녀왔다.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지만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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