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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취업

[계기비행 ep.7] 선선발 제도와 비행유학 2010년대 초반, 내가 다니던 비행학교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비행교육을 위한 비행기가 부족할 정도로 학생들이 많았다. 그중 한국 학생들이 꽤 많이 있었다. 우리 비행학교의 한국 학생은 '선선발 제도 훈련생' 과 '비행 유학 훈련생'으로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선선발 제도와 비행유학 '선선발 제도'란, 나처럼 항공사에 계약직 비행 훈련생으로 먼저 입사를 한 후 비행교육을 받고 교육을 무탈히 잘 마치면 정규직인 부기장으로 임명되는 제도를 말한다. (내가 다니던 때만 해도 '선선발제도'라는 용어조차 잘 사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많은 항공사들이 이 개념을 도입하면서 선선발 제도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행 유학'은 항공사에 입사하기 전에 비행학교에 개인적으로 등록해서 비행교육을 마.. 더보기
[ep.2]조종사 신체검사 입사 전형은 길었다. 거의 반년에 걸쳐 전형이 이뤄졌다. 자기소개서, 인적성검사, 영어시험, 실무진 면접, 영어면접, 1차신체검사, 임원면접, 2차신체검사 이런 식으로 잘게 쪼개서 전형이 이뤄졌는데 각 단계 사이에 대략 1달 정도씩 걸렸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입사전형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다른 회사들은 한 두달이면 결과가 나왔던 것 같은데. 지원자 입장에서는 한 단계, 한 단계가 피 말리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더군다나 서울에 연고가 없었던 나는 매 전형 때 마다 상경을 해야했다. 서울 지리에 밝지도 않았고, 서울에 오는 것이 마냥 좋았던 촌놈이라 처음에는 약간 설레고 들뜬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전형이 진행 될수록 서울에 한번 올라갔다 내려가는것이 부담스러워졌다. 비행기를 보러 김포공항을 가는 것은.. 더보기
[ep.0] 나의 조종사 도전기_프롤로그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군대를 갓 전역한 나는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흐리멍텅한 눈에 삶에 의욕도 없고 자신감은 한없이 위축돼 있었다. 될데로 되란 심정만이 가득했다. 여기저기 취업 원서를 넣으며 미래에 대한 아무 기대도 없이 살았다. 부푼 꿈을 꾸고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던 때가 떠올랐다.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공부와 연구를 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성취해 나가면 마냥 즐거울 것만 같았다. 학창시절에 수학과 과학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대학교에서 공부를 해보니 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열심히 한게 아니라 열심히 한 것같은 흉내를 낸 것 뿐이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재미있었던 수학과 과학이 갑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