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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조종사

휴직한 현직조종사의 지난 1년 근황, 코로나 시대 존버하기 저는 한 항공사에서 해외 노선만 다니는 대형 기종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1년이 넘게 휴직 중입니다. 비행 로그를 보니 2020년 3월에 마지막 비행을 하였네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80% 이상 급감했기 때문에 항공산업은 아직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항공 안전법에서 정하는 최소 운항 경험을 충족하지 못해서 기종 type rating 자격도 상실했습니다. 항공 업황이 회복되어 다시 운항이 재개된다면 재자격 훈련과 심사를 통해 다시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언제 회복될지 모를 항공 수요를 기다리며 많은 항공 종사자들이 인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망적이었던 지난 1년간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뻘 글이지만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한해는 육아 .. 더보기
비행 잘하는 사람 vs 비행 잘 못하는 사람 (기본면장 편) 오늘은 가볍게 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먼저 밝혀두지만 이번 글은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항공업계에 몸 담은 현직 조종사로서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고백 제게는 이제 꽤나 오래전 이야기지만(...) 학창시절 체육시간을 떠올려 보면, 처음 접하는 운동인데도 어떤 학생은 처음부터 척척 잘하는 반면 어떤 학생은 몇 번을 연습해도 잘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비행을 시작할 때도 비슷합니다. 누구는 첫 비행부터 이륙과 착륙을 그럴듯하게 하는 반면, 어느 누구는 감을 못 잡고 여러 번의 훈련을 하면서 간신히 비행을 배우기도 합니다. 차차 비행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익숙해지겠지만 습득 속도는 사람마다 제 각각입니다. 제 경우를 고백하자면, 저는 후.. 더보기
현직 조종사가 본 가덕도 신공항 논란 제가 소형기를 타던 때에는 김해 국제공항으로 가는 스케줄이 자주 나왔습니다. 김해공항은 항덕들 사이에선 '김해탁'이라 불리는 공항입니다. 홍콩의 '카이탁'이라는 공항에 빗대어 쓰는 용어입니다. 홍콩의 카이탁 공항은 극악의 접근, 착륙 난이도로 베테랑 기장들만 투입되던 어려운 공항이었습니다. 현재는 폐쇄되었고, 홍콩의 신공항인 쳅랍콕 공항을 사용 중입니다. 김해공항에는 남북으로 이어진 활주로 2개가 있는데, (36R/18L , 36L/18R) 활주로의 북단에 '돗대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자리 잡고 있어 남풍이 불 때는 활주로 18R 선회접근(써클링 어프로치, Circling approach)을 해야 합니다. 써클링 어프로치는 활주로 주변에 장애물이 있을 때 활주로 반대편에서 접근을 하다가 지상 근처에서 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