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종사휴직

890일 만의 비행 2020년 2월. 2박 3일 홍콩 비행. 제 비행 로그는 2년 반전의 기록에서 멈춰있었습니다. 890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이, 의미 없이 보낸 것 같았는데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기도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출근 준비를 하다 보니 전에는 일상이던 것들이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옷장 안에 있던 유니폼도 낡고 잘 안 맞는 것 같아 새로 지급을 받았습니다. 베란다 한편에 두었던 비행 가방은 먼지가 수북이 쌓여서 제거하고 닦아내는데 꽤나 힘들었습니다. 달라진 것과 그대로인 것 집 앞 정류장에서 매번 타던 공항리무진 버스는 더 이상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입사 초기교육을 받으며 탔던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0년 전 그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더보기
재자격 훈련 코로나 사태가 생기고 2020년 3월부터 휴직을 했으니까 25개월을 휴직을 했네요. 2년간 비행을 안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항공기 기종 rating 은 소멸했습니다. 다음 주 부터 '재자격 훈련'을 시작합니다. 말 그대로 자격을 다시 취득하는 훈련입니다. 훈련 스케쥴을 보니 훈련은 타이트하게 짜여있네요. 타 항공사의 시뮬레이터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상황이라 최대한 시간을 축약해서 훈련을 진행하는 모양입니다. 두 달 동안은 훈련에 매진해야 할 듯합니다. 오랜만에 FCOM 매뉴얼을 펼쳐보니 많이 새로웠습니다. 2년간 비행을 안했으니 당연하겠지요. 한편으론 조종사들의 자격을 비행 경험과 교육, 훈련을 통해 갱신하는 이유를 몸으로 느끼기도 했네요. 다시 두달 동안의 교육을 통해 이전의 기량을 되찾아야겠습니다. 지.. 더보기
휴직한 현직조종사의 지난 1년 근황, 코로나 시대 존버하기 저는 한 항공사에서 해외 노선만 다니는 대형 기종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1년이 넘게 휴직 중입니다. 비행 로그를 보니 2020년 3월에 마지막 비행을 하였네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80% 이상 급감했기 때문에 항공산업은 아직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항공 안전법에서 정하는 최소 운항 경험을 충족하지 못해서 기종 type rating 자격도 상실했습니다. 항공 업황이 회복되어 다시 운항이 재개된다면 재자격 훈련과 심사를 통해 다시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언제 회복될지 모를 항공 수요를 기다리며 많은 항공 종사자들이 인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망적이었던 지난 1년간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뻘 글이지만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한해는 육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