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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훈련

[ep.5] 출국 선배들과의 만남 미국 출국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선배들이 귀국했다. 1년 먼저 비행 교육을 받은 선배들이 돌아온 것이다. 선배들은 우리에게 비행교육과 미국 생활에 대해서 생생한 정보들을 들려주었다. 비행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학교의 분위기는 어떤지, 교관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으며 좋은 교관, 나쁜 교관은 어떤 사람들인지, 미국 생활은 어떻게 했는지 등등을 말해주었다. 비행 교육을 갓 마치고 온 선배들이라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불안감과 긴장감들도 함께 보였다. 그 선배들 동기 중에 미국 비행훈련의 막바지에서 낙오한 선배가 있어서 그래 보였던 것 같다. 같이 동거 동락하며 1년여 기간을 함께했던 동료가 갑자기 짐을 싸고 돌아간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의 시스템은 여지나 융통성이 없다. 부탁하고 사.. 더보기
[ep.4]편조 미국으로 본격적인 비행교육을 받으러 가기 전에 한 달여 기간 동안 '그라운드' 교육을 받았다. 그라운드 교육이란 비행 이론, 기상, 관제용어 같은 것들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공학을 전공한지라 비행 이론 같은 것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실제로 비행을 하면서 이런 것들을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당시 나는 자동차 운전도 미숙한 장농면허 소지자였다. 그리고 토종 한국인으로서 영어는 학교에서 글로 배운 것들이 다였다. 그런 내게 한 달 후 미국으로 가서 비행기 조종법을 영어로 배워야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거기에 비행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큰 빚을 진 실업자가 되는 상황까지 덤으로 말이다. 성격이 대범하고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래, 까짓것 부딪혀 보자!' 하며 .. 더보기
[ep.3]첫 출근 최종 합격 발표가 있던 날. 아침부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몇 달 동안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감정의 기복은 들쭉날쭉하였다. 이제 오늘이면 어떤 식으로든 이 마음고생이 일단락이 될 것이다. 합격자 발표는 오후 5시에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시간이 너무 더디게 갔다. 오후 5시에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축하합니다.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얼떨떨했다. 엄청나게 이루고 싶었던 무언가를 이룬것인데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기보다는 생각보다 무덤덤한 기분이 들었다. 이것은 내 성향의 문제기도 했다. 나는 어떤 목표를 위해 매진할 때는 그 목표를 엄청나게 갈구하다가도 막상 이루고 나면 무덤덤하게 느끼곤 하였다. 막상 힘들게 이루고 나면 그 과정이 시시해지기 때문인 건지, 혹.. 더보기